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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글짓기 장려상 김연수 (발산초등학교 6학년)- 내가 꿈꾸는 가족여행
2023-08-01 조회수 17
작성자 아동청소년과

내가 꿈꾸는 가족여행

 

서울발산초등학교 6학년 5

김연수

 

우리 가족은 엉망진창이다. 엄마와 아빠, 동생과 나는 성격이 전부 다 다르다. 하루하루 오전 7시부터 8, 오후 7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전쟁과 다름없다. 매일 7시에 학교로 출근하는 아빠. 사무실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로 말이 부쩍 줄어든 엄마.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거리는 나와 동생. 언제 내가 원하던 가족여행을 간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과연 나와 우리 가족이 원하는 진정한 가족여행은 뭘까? 나의 생각대로 쓰는 것이 아닌, 우리 가족의 관점에 들어가서 말이다.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여행의 공통점을 찾아서. 엄마, 엄마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늘 남이 좋아할 만한 것을 추천하고 그것에 한동안 푹 빠져 있는다. 엄마는 조용하고 예쁜 곳을 티를 안 내도 좋아하는 것이 틀림없다. 항상 무언가 힘든 일을 매우 싫어하셨으니까. 그런데, 속으로는 간절히 원하는 것이 반드시 있을 텐데. 그것마저 없다. 나는 엄마에겐 꽃이 만발한 따뜻하고 조용한 호텔이나 펜션에서 쉬게 해 드리고 싶다. 작년 엄마의 생신, 설날 때 받은 용돈을 털어서 장미꽃 다섯 송이와 안개꽃, 수선화와 튤립 전부 다섯 송이씩 사서 드렸더니 반응은 언제나 하던 기쁜 반응. 그때, 엄마의 눈에서는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이 언뜻언뜻 보였다, 마치 간절하게 바라는 것을 손에 넣었을 때의 눈빛이었다. 그날 눈에 띄도록 웃는 얼굴이 평소보다 유난히 많이 보였다. 아빠, 어느 때는 딸 바보였다가 또 어떤 때에는 무뚝뚝한 사람이다. 한시도 나와 떨어져 있으면 5분에 한 번씩은 전화하고, 막상 내가 전화를 하면 3시간 이상부터 안 들어올 때, 나도 아빠를 좋아하나 보다. 3시간에 한 번은 전화하는 걸 보면 아빠는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다. 나는 개인으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무리 가족을 사랑하지만, 나는 자유롭게 놀고 싶다 혼자서 무엇이든 하고 싶고, 해내고 싶다. 이 생각은 내가 9살 때부터 생각하던 일이다. 아빠는 내가 한번 양보를 해서 아빠가 좋아하는 바다 앞에서 다 같이 놀게 해 드리고 싶다. 아빠가 바라는 것을 만족시켜드렸을 때, 아빠의 웃음을 보고 싶다.

내 동생, 매일 아침 인사로 못생겼다고 하는 것이 일상이 된 만큼, 남들은 그냥 우리 둘이 아는 언니 동생 사이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자매 사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놀랍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럴 만도 하다. 밖에선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늘 내가 일찍 끝나면 항상 같이 하교하는 것만 봤으니까 말이다. 어릴 때는 친구 같았다. 키도 동생이 더 컸고, 똑똑했으니까. 하지만 상황이 역전되었다. 크면서 당연한 거지만, 크면 클수록 말이 없어지면서 몸으로 싸우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거의 남남인 사이가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동생을 아주, 아주 조금은 사랑한다. 어릴 때 정이 남아 있어서일까, 한바탕 싸우고 나면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동생에게는 그동안 싸운 것의 사과의 뜻으로, 같이 하루 동안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 걔는 항상 놀이터 아니면 잘 놀지 않았다.

지금까지 쓴 건 그 사람들 위해서 썼지만, 내가 꿈꾸는 건 가족 모두가 집에서 같이 노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분위기로 보드게임을 하고 싶다. 소박한 행복을 우리 가족은 일부러 무시하고 지냈다. 행복이 깨질까 봐 무서웠을까? 절대 깨지면 안 되지만, 깨지면 그 자국을 함께 메꾸면 된다는 방법을 이제야 안 것이 조금은 후회스럽다. 내가 꿈꾸는 가족여행은, 소박하지만 즐거운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