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3년(광해군 5년)에 허준(許浚)이 편찬한 의서(醫書)이다.『동의보감』보다 약 9개월 앞서 발간된 의서이다. 1612년에 관북지방의 역려(疫癘)가 육진(六鎭: 두만강 하류 지역)으로부터 남쪽으로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 죽음과 삶이 넘나드는 절박한 상황에서 광해군(1575~1641년)이 허준에게 명하여 편찬하게 한 책이다. 『신찬벽온방』은 질병사 연구와 조선 후기 전염병 치료를 위한 의서 저술에 영향을 준 자료이다.

본서는 1991년과 2006년에 각각 보물 제1087-1호(3종 3책, 활자본)와 보물 제1087-2호(1권 1책, 필사본)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규장각 한국학연구원과 허준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규장각 소장본 3종은 1613년 내의원에서 간행한 동일한 판본이고, 책 표지 뒷면의 내사기(內賜記)를 통해 볼 때, 오대산사고, 교서관, 홍문관에서 보관해 오던 책이다.

본서의 주요 내용은 온역(瘟疫)의 원인을 비롯하여, 맥리(脈理) ·형증(形證) ·약명(藥名) ·치법(治法) ·양법(穰法) ·벽법 ·부전염법(不傳染法) ·침법(鍼法) ·불치증(不治證) ·금기(禁忌)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허준박물관 소장본은 필사본으로 권두에는 1613년(광해 5년) 2월에 쓴 이정귀(李廷龜)의 서문이 있다. 권말에는 “만력사십일년이월 내의봉교개간(萬曆四十一年二月 內醫院奉敎開刊)”이란 간기(刊記)가 있다. 이어서 감교관(監校官) 이희헌(李希憲)·윤화미(尹和微)의 관직과 성명이 적혀 있다. 또한 책의 첫머리에는「선사지기(宣賜之記)」라고 적힌 내사인(內賜印)만 있고, 수사자(受賜者)가 적혀 있지 않아 자세한 내력은 알 수 없다.